'CULTURE/France'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0.03.14 바다 위에 우뚝 솟은 기적, 몽생미쉘 [Mont Saint-Michel] 4
  2. 2010.03.13 [파리 마지막날] 바스티유 광장, 방돔광장, 몽소공원, 파리외방 선교회 (Bastille, Place Vendome, Monceau Parc, Mission eutrangere de Paris)
  3. 2010.02.15 [파리 마지막날] 노틀담 성당 (Notre-Dame de Paris) 2
  4. 2010.02.01 [파리 둘째날] 세느강 유람선 (Bateaux Parisiens)
  5. 2010.01.31 [파리 둘째날] 오페라 하우스, 몽마르뜨 (Palais Garnier, Montmartre)
  6. 2010.01.18 [파리 둘째날] 마들렌 성당 (La Madeleine) 2
  7. 2010.01.16 [파리 첫째날]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Champs Elysees, Arc de Triomphe, Eiffel Tower) 2
  8. 2010.01.04 [파리 첫째날] 루브루 박물관 (Musee De Louvre) 2

바다 위에 우뚝 솟은 기적, 몽생미쉘 [Mont Saint-Mi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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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난 파리를 떠나 브리타니-노르망디 지방으로 간다.
유럽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제외하고 가장 큰 나라 프랑스는 생긴것도 육각형으로 생겨서 파리에서 어딜가든 시간이 꽤나 걸린다.
저녁 6시에 출발해서 딱 저녁 9시쯤 생말로에 도착을 했는데 버스가 끊기네...... (뭐냐 이건.. 아무리 중소도시라지만 이건 좀 심하잖아...)
이런~~ 그래서 역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전화기좀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나한테  숙소가 어디있는지 묻고는 마침 자기가 퇴근할 시간이니 자기 차로 태워주겠단다.
안전을 생각해야겠지만 덩치를 보니 나보단 얘가 날 더 신경써야 할 처지인것 같아 큰 의심을 하지 않고 차에 탔다.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날 목적지에 안전하게 데려다주네. 친절이 고마워 내가 같이 사진찍어서 이메일로 보내주겠다고 하니 흔쾌히 응해주기도 하고...

근데 여행 끝나고 메일 주소대로 보내니 자꾸 반송이 된다, 아마 잘못된 주소를 알려준듯... ㅜ.ㅜ
프랑스 청년 Flaveio... 내가 이메일 보내준다고 했는데 안 보내줬으니(사실은 전송실패) 까딱하다가는 한국인 이미지를 금가게 할 수 있겠다. 페이스북에서라도 뒤져서 찾아봐야지......
근데 어두운 차안에서 셀카찍다보니 거리조절이 안돼 찍고보니 엄청난 얼굴압박.....  내 자신을 모자이크 처리하긴 첨이군... -_-;;
여튼 느낀거지만.. 프랑스인들은 영국인보다는 확실히 친절하거나 경계심이 덜한것 같다.

그리고 도착한 호스텔.. 대략 하룻밤에 15.5유로...
아침제공에 한국집 민박보다 훨씬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 한방에 3인만 수용.. 침대위에 개인용 전등까지...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이불시트를 새로운 손님이 올 때마다 교체... (가끔씩 이게 잘 안되는 민박집이 있다.)
휴게실에는 플레이 스테이션에 바까지 갖춘 호텔같은 호스텔...
한국인 민박과 비교해서 물론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돈 절약하는데는 호스텔이 최고인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일찍 몽생미쉘로 향했다. 생말로에서 몽생미쉘로 직행하는 버스는 없고, Pontorson까지 간 후 거기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차비는 생말로-퐁토송 3.2유로, 퐁토송-몽생미쉘 2.2유로... 차비는 그리 비싸지 않으나 아쉬운점은 하루에 한 대만 운영한다는것..
더더군다나 몽생미쉘에서 퐁토송행 막차는 오후 3시. 
버스 놓치면 그냥 몽생미쉘에서 미아가 되는거다.
잔뜩이나 기대를 해서 버스 제일 앞자리에 앉아 언제 등장하나... 계속 주시하고 있는데... 드디어 모습이 드러난다.

날씨가 흐리니 무슨 기암성 같은 분위기를 풍기네......

몽생미쉘의 프랑스어 'Mont'은 우리 말로 '산'이라는 뜻... 그래서 성(聖) 미카엘의 산...
뭔지 모를 아늑한 몽환적인 분위기...... 흐린 날씨이지만 이런 모습은 나름 괜찮은것 같다. 흐린날씨만의 매력이랄까......?

버스 안에서 바라본 몽생미쉘...

이 둑길이 대략 1.8km 정도 되는데, 옛날 수도사들이 여기 성지순례를 올때는 이런 뚝길도 없었고 물때를 잘 몰라 밀물에 익사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였다고 한다.

점점 다가올수록 내 가슴도 두근거려 진다. 처음 여행 계획을 짤때 몽생미쉘은 계획에 넣지 않았다가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다큐를 본 후 가기로 결정을 한곳이다. 바다 한가운데 있는 사원의 위치와 규모, 건축계기가 내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이다.
건축계기는 서기 708년 Avranche의 대주교 오베르(Aubert)의 꿈에 대천사 미카엘이 나타나 이곳 바위섬에 사원을 지으라고 명령을 해서 지어진 사원이다. 8세기부터 16세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수시로 보수공사... 거의 1000년에 걸쳐 지어졌다고 한다.
대주교 오베르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 안듣고 버티다가 결국에는 꿈속에서 미카엘이 손가락으로 오베르 두개골에 구멍을 뚫었고 고통에 겨웠던 오베르는 그때 정신차리고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 구멍 뚫린 오베르의 두개골은 몽생미쉘이 아닌 Saint-Gervais 성당에서 보관중이다.

                                                 (사진출처 : 위키디피아)


버스에서 내리면 멀리서 바라 봤을때의 신비로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저렇게 조그만 출입구를 통해 입장을 하게 되는데 바로 여기 출입구 왼쪽에 관광 사무소가 있으니 여기서 지도와 간단한 설명이 있는 브로셔를 득템(?)하면 관람에 많은 도움이 된다.

퐁또송에서 부터 같이 타고온.. 그리고 파리로 가는 기차에서도 같은 칸에서 정말 우연히 만났던 대만인 신혼부부. 차비 지불하고 수첩꺼내서 지출내용을 기록하고 있으니 대뜸 You are Korean~ 그러네..  어떻게 알았냐고 물어보니 한글을 보고 알았단다.


여기는 사원만 있는게 아니라 밑에는 마을이 구성되어 있다.

기념품 상점뿐만 아니라 호텔 간판 까지도 있더라... 내가 갔을때는 추운 겨울이라 호텔은 문을 닫았었지만...

그리고 이곳의 유명한 특산물...몽생미쉘 과자도 있다. 갑자기 뜬금없이 몽쉘통통이 떠오르는군... -_-; 그거 요즘도 파나요?

이지역에 사는 풀라드라는 아줌마가 오믈렛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한 것에서 유래한 과자이다.

그래도 이곳까지 왔는데 이지역 특산물은 한 번 먹어봐야지...
양철박스에 저런 과자가 2봉지 들어있다. 사실 좀 과대포장이긴 하지만, 별것 아닌 과자조각이 또 하나의 추억을 선사해준다.

맛은 달콤하고 고소한데, 버터를 이용해서 만든 과자인듯......  그리고 한가운데는 몽생미쉘을 상징하는 문양이 찍혀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마을을 금방 다 지나고 사원이 등장한다.
사원에 들어가기전 출입구 앞에 몽생미쉘 박물관이 있으나 내가 갔을때는 휴관중이었다. 아쉽게도.... (역시 추운 겨울에 온 탓인가?)
밑에서 봤을때는 언제 다 올라가나? 싶지만 걸어가다보면 금방 아래 전망이 한눈에 보이는 난간에 서게 된다.
이렇게...... 지금은 물이 빠졌을때의 모습인데, 밀물이 들어차면 저기 주차장은 물에 다 잠긴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도 조수간만차가 가장 큰 지역이라고 설명이 되어있네.

1897년 신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첨탑. 제일 꼭대기는 대천사장 미카엘로 장식되어 있다.
여기서는 안 보이지만 실제 칼을 들고 있는 미카엘 천사상이 우뚝 서있다. 중세시대에는 최후의 심판날 인간의 영혼을 거두어 어디로 갈지(천국/지옥) 심판하는 천사라고 믿어졌다고 하네... 그래서 두려움의 존재이기도 했으며, 이 천사를 묘사한 그림을 보면 실제로 항상 칼과 저울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게 많다.
이런 미카엘 천사 장식은 492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그 후 차차 유럽으로 퍼졌다고 한다.
특히 16-17세기 반 종교개혁(가톨릭 내부 개혁) 당시 악마와 싸워 물리치는 이 천사의 이미지 때문에 개신교에 대항하고자 이 천사의 조각이 많이 확산되기도...

사원 안으로 들어가면 또다시 안내소가 나오는데, 이곳에 이 사원이 지어진 과정을 설명하는 모형이 있다.


Emmanuel Fremiet에 의해 1897년 만들어진 대천사상... 번개 맞아 손상되어 1987년에 복원되는 모습을 모델로 꾸민 모습.
이 거대한 동상을 19세기에는 헬기 없이 어떻게 얹어 놓았던 걸까?


딱딱한 돌만 쌓아서 무미건조하게만 지은 사원은 아니다. 이렇게 정원같은 곳을 꾸며놓기도.... 우후... 바다로부터 대략 80m 높이에 있는 정원.


서쪽 테라스에서 바다를 바라본 모습이다. 너무 아득해서 잘 보이지도 않는 저 멀리 칸카르 지역은 굴로 유명한 곳이다. 한눈에 봐도 이곳의 조수간만 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테라스에서 교회안으로 들어오면 몽생미쉘을 상징하는 이런 문장을 볼 수 있다.
내가 가진 팜플렛에는 설명이 없었지만 왕관과 방패는 프랑스 왕가를.... 조가비는 몽생미쉘을 상징할 것 같다.


서쪽 테라스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이렇게 사원 성당이 나오게 된다.
이곳 신자석에 앉아 득템한 팜플렛을 펼쳐 전자사전을 꺼내가며 열심히 단어를 찾았던 기억이...... 건축용어가 많아서 해석하는데 상당히 애먹었었다. 그 시간에 더 둘러볼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조금 알고서 보는게 더 남는게 아닐까 싶어서... 
사원안 관광 안내소에는 오디오 가이드도 대여해주지만 아시아는 일본어 밖에 지원이 되지 않았다.
이럴때 정말 일본의 국력을 절실히 느낀다. 세계에서 한국과 일본인이 영어를 가장 못한다지만 사실 일본인들은 부유한 나라에서 태어난 덕분에 영어공부를 안 해도 될 것 같다. 세계 구석구석 관광유적지에는 빠짐없이 일본어 가이드가 다 있으니 말이다.


역시나 크리스마스에는 구유가 빠지지 않고 장식된다.
조촐한 내부에 맞게 조촐한 구유장식이다. (몽생미쉘은 건물밖이 웅장한데 비해, 건물안은 눈이 심심할 정도이다.)


11세기 사진속 교회가 만들어질때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지다가 15세기 보수를 하면서 플랑부아양 고딕 양식을 덧대었다.
한마디로 건축양식이 혼재된 교회라고 할까?
근데 사실...  비 전문가인 나의 눈으로 봤을때는 어디까지가 로마네스크이고 어디부터가 고딕인지 잘 분간이 안간다. ㅎㅎ..

교회내부의 파이프 오르간. 그러고 보니 건반은 어디에 있는 거야?



그리고 성당 바로 옆과 이어진 회랑. 유럽의 교회에는 이런 회랑들이 꽤나 많던데, 도대체 무슨 기능을 하는지는 모르겠다.
건물 안에서 수도 생활만 하면 너무 지루할테니 한번씩 밖에 나와서 바람이라도 쐬라는 의미일까?



그리고 회랑의 기둥사이를 따라 걷으면 나오게 되는 구내식당.
구내식당... 굳이 번역하자니 적당한 말이 없네..... 성당내 식당이라고 해야하나?

이곳에서는 과연 어떤 음식이 제공되었을까?  


식당에서 아래층으로 이어진 계단에 보게된 조각.. 미카엘 천사가 오베르 대주교의 머리에 구멍을 내는 장면.
아쉽게도 천사의 얼굴은 손상이 되어 버렸다.

미카엘 : 그러게 진작 내말을 듣지 그랬어?  까불고 말 안들으면 진짜로 다친다. -_-

여기는 게스트홀... 구내식당의 정확히 아래쪽에 위치한 홀이다.
마치 예루살렘에 성지순례를 가는것 처럼 프랑스에 있는 수도승들과 신자들은 이곳 몽생미쉘로 많이 순례를 다녀갔다고 한다. 먼길 다녀오느라 지친 그들을 위해서 이런 홀을 따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성당 뿐만이 아니라 작은 규모의 예배소도 곳곳에 있다. 정식명칭은 예배소가 아니라 (납골당용) 성당 지하실이었던것 같다.



군데군데 낀 이끼와 낡은 벽돌이 오랜 세월이 흘렀음을 증명해준다.



여기는 프랑스 혁명후 감옥으로 사용되면서 죄수들에게 아래에서 음식을 제공받기 위해 설치된 1820년 설치된 도르래 이다. 실제 중세시대에도 이런게 사용되었다는데 그때 사용되던것의 복제품이라고 한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비둘기의 안식처가 되어버렸다.


무엇 때문에 파손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안타까운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피에타. 저러니 왠지 더 슬퍼보인다.

여기 몽생미쉘 안을 돌아다니다 보면, 마치 중세성안에서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는듯한 기분이 난다. 마침 돌아다니는중 해가 좀 떠서 그렇지, 그렇지 않고 흐리거나 어두운 저녁이라면 어디서라도 뭔가 툭툭 튀어나올것 같은 분위기더라.....


이렇게 모두 돌아다니고 밖으로 나오니 오전에는 잔뜩 흐리고 안개끼던 날씨는 언제 그랬다는듯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다.

시간을 보니 대략 점심시간이어서 사원 바로 주변의 식당으로 들어가 대략 15유로 주고 점심을 시켰더니...
종업원이 물어보지도 않고 외모보고는 바로 "재패니즈 메뉴??" 라고 묻길래.... 살짝 빠직~ -_-+
영어메뉴를 달라고 하고는 가장 무난해 보이는걸 시켰더니.....
햄과 샐러드가 나오는 전식에...
우리나라 요리로 따지자면 순대 국밥쯤 되려나??
순대대신 돼지고기와 내장을 이용한 메인요리..
우.. 나도 한국에서는 순대국밥 정말 맛있게 잘 먹는데.. 아무래도 양념이 우리나라랑 다르다 보니 특유의 돼지 내장냄새가 나서 비위가 썩 나쁘지 않은 나로서도 다 먹지 못하고 남겼던 기억이......
그리고 후식으로 파이와 크림까지 나오더라...
그리고 몽생미쉘 여행을 끝내고서야 알았지만 이곳의 유명한 특산 음식은 바로 양뒷다리 고기와 오믈렛이라고 하더라....
몽생미쉘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고 꼭 지역 특산물을 드시길......


여행 오면 그나마 내가 잘 사는 기념엽서들....
나도 저 기념 엽서처럼 멋진 사진을 남겨보리라 하고 뚝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근데 날씨가 어찌나 추웠던지 밀물이 빠져나가고 물기가 남은 곳은 이렇게 바닷물이라도 얼어 버렸더라.....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여진 몽생미쉘.... 그리고 밀물때는 바닷물이 밀려와 천혜의 요새를 제공해줬으리라...
영국과의 백년전쟁당시, 파리마저도 점령당했을때 오히려 영국과 가까운 이곳은 점령당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을 하고 버텼던 곳이다.
그래서 프랑스인들에게는 저항과 독립의 상징인 몽생미쉘...... 아마 파리에 에펠탑이 세워지지 않았더라면 아마 프랑스의 상징은 몽생미쉘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으리라... (사실 에펠탑은 현재까지도 파리시민들이 별로 안 좋아하더라...)


그러고보니 왜 미카엘 대천사는 대주교 오베르에게 몽생미쉘을 세우라고 했던것일까?

그냥 내가 내린 결론이지만...
영국 헨리8세의 이혼문제로 자신이 교회의 수장이 되는 성공회를 세우면서, 엄청나게 많은 영국인들이 개종을 하지 않으면 종교재판에 끌려가 고문과 화형을 당했고, 헨리 8세 이후 최초의 여왕이 된 피의 메리(Bloody Mary)는 종교가 가톨릭이라 또다시 가톨릭으로 개종하라고 수많은 성직자와 귀족, 시민들이 화형장에서 한줌의 연기로 사라졌고...
메리 뒤를 이어받은 엘리자베스 여왕때부터 영국은 영화와 번영의 시기를 누렸지만...
엘리자베스는 성공회 신자라 또다시 가톨릭에서 성공회로 개종하지 않은 신자들이 수만명이나 화형을 당했던지라....
아마 프랑스가 그때 백년전쟁에 패했더라면 영국의 속국이 되면서 프랑스 시민들에게도 개종 문제로 똑같은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까 싶다.
무고한 생명이 잃는걸 방지하기 위해 신은 미카엘 대천사를 시켜서 절대로 점령당하지 못할 곳에 사원을 세우라고 했던것은 아닐까?
.... 하는 그런 생각이 문득 드네.

몽생미쉘은 수도원으로 쓰이는지라 내부가 너무(?) 검소하고 소박해 안은 별로 볼것이 없지만....
이렇게 밖에서 보면 항상 이렇게 경탄을 불러 일으킨다.

사실.. 10시부터 시작되는 여행이 3시에 끝나는지라(퐁토송행 막차가 3시) 이거 5시간만에 충분할까 싶었지만......
내부는 썩 둘러볼게 없어 시간이 많이 남겠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사진을 찍으려면 뚝길을 따라 멀리 걸어나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잘 갔던 기억이......
주변에 일본인 여성 2분이 사진을 찍고 있길래 사진기를 주며 내 사진도 한 장 남겨주고...... ^o^
짜잔~~ 여기가 바로 몽생미쉘 이에요... ^^


시간이 다 되어가서 아쉽게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음... 역시 엽서처럼 정말 엽서사진 같은 사진 남기는건 쉬운일이 아니다... ㅜ.ㅜ

다시와서 아래에서 사원을 보니 정말 깎아지르는 절벽에 이런 건축물을 세웠다는게 기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것 같다.

버스타기 직전 찍었던 관광온 연인들 사진...
뭔가 좀 멋진 사진을 기대하고 찍었으나 아직 사진기 사용이 서툴어 어떻게 설정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찍고보니 허접~ 쩝~ :P

움... 다음번 여행에는 혼자오지 않고 저 연인들처럼 누군가 함께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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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마지막날] 바스티유 광장, 방돔광장, 몽소공원, 파리외방 선교회 (Bastille, Place Vendome, Monceau Parc, Mission eutrangere d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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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의 마지막날.
언제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
반면 너무 재미없고 지루하면 그 반대이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파리에 있으면서 하고 싶었던 것은 공원 벤치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독서를 해보는 것이었는데, 왠지 이걸 해보면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시간도 느긋하게 보낼 수 있을것 같아서이다.
그러나 내가 파리를 방문했을때는 겨울이라 꽃도 다 떨어지고 없어 운치도 느낄수 없을뿐더러, 내가 알고 있는 20세 프랑스인이 "내 생에 이런 겨울은 처음이었다"고 말할 정도의 추위였으니 (아마 이 친구가 30살이었더라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30년만의 강추위라고 뉴스에서 떠들었으니...) 아마 공원에서 한가하게 앉아있었더라면 파리 곳곳에 서있는 동상들처럼 나도 그렇게 되었겠지.. -_-;;

추위는 사람을 무척 게으르게 만든다. 하지만...  꼭 추위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뭔가 한가하게 해보고 싶은것이 있었으니...
바로 프랑스식 식당에서 느긋하게 프랑스식 정식을 먹어보는것..
바로 노틀담 광장에 있는 남쪽 다리를 건너 3~4분만 서쪽으로 걸어가면 먹거리 골목이 있는데, 여기서는 12~15 유로에 전식에 메인메뉴, 또는 메인메뉴에 후식까지 먹을 수 있다.

식당가가 많은지라 도대체 어디들어가야 할지 몰라 그냥 발이 가는곳으로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랬더니 손님이 없네.... 한국에서는 원래 이런곳은 맛이 없어서 손님이 없으니 피해야 된다.. 라고 알고 있지만, 이때 시간대가 12시였나?
아직 손님이 붐빌만한 시간대가 아니었다.


프랑스에 오면 꼭 먹어보자고 다짐했던 음식.. 에스까르고.
달팽이 요리인데 사실은 메인 메뉴는 아니고 전식으로 먹는 음식이더라.
그래서 전식으로 에스까르고를 주는 코스를 선택하고, 최대한 프랑스인 처럼... 와인도 시켜봤다.
근데 무슨 배낭여행객이 호화 여행이냐고?? 이날을 위해 무슨일이 있어도 밥은 민박집에서 주는 아침, 저녁을 먹었고, 점심은 바게뜨 같은것으로 때워서 돈을 절약했었다. 그리고 호화 여행을 하려했다면 굳이 먹자골목으로 안 오고 시내 중심가 멋있는 레스토랑으로 갔겠지...

에스까르고 전용 접시... 달에 있는 크레이터 처럼 홈이 파여있고 그 위에 달팽이가 놓여있다. 우리나라 다슬기나 소라 먹을때처럼 이쑤시개 후벼서 먹을거라고는 생각 안 했지만, 그래도 겨우 전식 하나 먹는데, 이렇게 식기가 많이 필요할 줄이야...... 무슨 수술 도구도 아니고... -_-;;


저 도구를 사용하여 이렇게 집어서......

저 파란색 소스는 우리나라 제과점에 파는 마늘빵의 그 마늘향과 맛이 그대로 났다.


조그만 포크로 속살을 집어 샥~ 돌려내면 요렇게 달팽이 몸이 나온다.

움... 우물우물... 냠냠.. 쩝쩝....
시식기를 얘기해주자면... 우리나라에서 소라를 먹을때랑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단.. 소라는 바다 생물이라 약간 짭쪼름 한 맛이 있다면 달팽이는 육지 태생이니 좀 담백하다. 아마.. 마늘소스는 비린내를 없애려고 일부로 마늘을 사용한게 아닐까 싶다.
우움.. 다시 이 사진을 보니 츄르릅~~ (후배에게서 배운 의성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의성어라고 생각함. ^o^)


그리고 나온 메인메뉴... 전식 먹을때 바게뜨 빵을 다 먹으니 메인이 나왔을때 또 빵을 다시 주네...
우리나라에서 커피나 차를 시키면 리필이 되듯.. 프랑스는 빵이 무한리필 되는듯...

오리고기, 감자, 향신료 재료로 쓰이는 야채와 함께 나온 메인요리.
원래 고기 요리를 먹을때는 레드와인, 생선요리를 먹을때는 화이트 와인이라고 알고 있으나, 레드 와인은 한국에서도 많이 접해본지라 일부러 화이트 와인을 시켰었다. (아아니... 프랑스어를 몰라 그냥 아무거나 시켰지 싶은데, 화이트 와인이 나온것 같다. -_-;)


우왕~ 안그래도 많이 돌아다닐것 같아 민박집에서 아침도 많이 먹고 나왔는데, 이렇게 정식요리를 먹으니 배가 많이 불러오네~
소화를 시키려면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길 밖에 없다.
다음으로 간 곳은 역사의 현장 바스티유...
혁명의 시발점이 된 바스티유 감옥은 허물어지고 없어 바스티유 지하철역에 이렇게 사진으로만 모습이 남아있다.



감옥은 허물어지고 없지만 그대신 프랑스 혁명을 기념하는 바스티유 탑이 있다.


동상 꼭대기의 저 조각상을 보니 이 그림이 떠오른다.
바로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아아..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들루크루아의 작품이지만 내가 둘러볼 당시에는 이게 거기 있는지 몰라서 찾아보지 못했었구나. ㅜ.ㅜ
저 기념탑은 도로에 둘러싸여 로타리 같은 역할을 해, 가까이 다가갈수도 없었지만 특히나 역사적인 장소... 더더군다나 혁명에 관해서라면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놓칠 수 없는 장소이자 작품이다.


다음으로 발걸음을 옮긴 것은 방돔광장.
튈르리 정원 맞은편 건물들 사이로 조금만 걸어들어가면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다.
당시 합스부르크 왕가였던 오스트리아 제국과의 결정적 전투(Battle of Austerlitz)에서 승리한 나폴레옹이 승리를 기념하여 적으로부터 빼앗은 1250문의 대포를 녹여서 만든 높이 44m의 원기둥형 탑이 있다.



저렇게 탑 주변으로 건물들도 둘러싸고 있는데 사실 내가 여기 온 이유는 여기도 한 음악가의 발자취를 찾을 수 있어서다.

사실 이날 엄청 헤맨끝에 찾았는데 그 이유는 알고 보니 이렇게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요따위(?) 장식을 해놓은 덕분이더군......




Chopin was born in Zelozowa-Wola
The 22th of february 1810
He died in this house
The 17th of october 1849
(번역 땡큐, 씨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이 음악가에 대한 흔적찾기....
내가 파리에와서 유일하게 들른 공원... 몽소공원.
오히려 정원이 더 크고 (튈르리, 뤽상부르) 공원이 더 작고 아담했다.
엄마들이 유모차를 끌고와서 산책하고 공원둘레를 조깅하며 운동하는 사람들이 있던 한적하고 평화로왔던곳......


사실은 요런 모습을 기대하고 갔었는데......



보수중이라 철근과 판넬로 둘러치고 쇼팽의 코마져 부러져 있었던 조각상...... ㅜ.ㅜ

제길.. 그래서 여행은 보수공사의 계절인 겨울을 피해야 되는거다. 특히나 유럽은......  ㅜ.ㅜ
여기는 이 조각상 뿐만 아니라 프랑스 명사들의 조각들이 많은데 구노, 토마 등이 있다고 한다. (토마는 누군지 모르겠삼~)


그리고... 해 떴을때의 에펠탑 모습을 보고싶어 다시 찾아갔던 에펠탑.....

여름에는 저기 분수대의 분수쇼를 볼 수 있겠으나 한겨울인 지금은 사람들이 즐겁게 스케이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사진을 찍어준 동양인.. 나보고 어디출신이냐고 묻는말에 한국이라고 답하자 대뜸 "감사합니다" 라는 한국말을 하시네...
그래서 나도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라고 대꾸하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다음으로 발길을 돌린곳은 파리 외방 선교회.
Bon marche 백화점 뒷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조그마한 교회이다.


내부도 작고 아담한 것이 밝은 흰색벽이 꼭 드라마 세트장을 연상시키는 예쁜 성당이다.



하지만 이런 조그마한 규모에 비해 선교 사업은 전세계를(특히 아시아 국가) 상대로 했었는데......

위 사진은 선교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신부님들의 사진. 오른쪽 Coree는 Korea의 프랑스어. 중국에서 선교하다 돌아가신 분이 위의 3분, 한국은 10분...  우리나라의 가혹한 탄압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성당의 지하묘지에는 한국 최초의 순교 성직자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자필 성호경 등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오르가니스트였던 구노는 잉베르 신부(위 사진 왼쪽에서 첫번째)의 순교를 아파하며 그 유명한 '아베 마리아'를 작곡하게 된다.


음악 : 구노-아베마리아 (영상출처 : 천주교 산호세 한국 순교자 성당)
http://www.sjkoreancatholic.org/node/1656



당시의 박해 장면을 묘사한 그림들.... 화풍을 보니 동양(중국)의 그림들을 가져온것 같다.



그리고 생-말로를 가기위해 몽빠르나스역으로 가는 지하철 역에서 찍은 거리 예술가......


예술과 낭만의 도시, 아름다운 공원의 도시, 종교의 도시, 음식의 도시,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
3일동안 파리를 여행하며 느낀것들이다.
매우 짧은 기간이었지만 파리라는 도시와 프랑스라는 국가를 조금이나마 맛볼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And

[파리 마지막날] 노틀담 성당 (Notre-Dame de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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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마지막날......
민박집에서 차려주는 아침밥을 평소보다 조금 더 먹었다.
오늘은 파리에서의 마지막날을 보내므로 좀 바쁘게 돌아다닐것 같아서이다. 
식사를 마치자 마자 허겁지겁 나서니 시계가 9시를 향해 가고있다.
이거 오전 3시간만에 노틀담 성당하고 생루이 섬을 둘러볼 수 있을까?
지금껏 파리를 여행하며 나름 파악한 나의 여행 성향은 정해 놓은 스케줄을 다 못보더라도, 그렇다고 건물 밖에서 인증샷만 찍고 가지는 않는 스타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그냥 이동하는 동선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짜고,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최대한 지하철을 타고 움직이는 수 밖에 없을것 같다.
그래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Hotel de Ville에 내린다.
Hotel 그래서 나도 처음에는 호텔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파리 시청사.....

1871년 파리 코뮌 당시 철저하게 파괴되었다가 1874-82년간 8년에 걸쳐 다시 지어진 건물이다.

저렇게 지하철 1호선 입구를 나오면 카메라에 한 번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큰 파리 시청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난 이런 혁명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서면 항상 가슴이 설렌다. 동시에 부러움도 같이... 
자유, 평등, 박애......  저 강렬한 문구가 파리시내 한가운데 있는 시청사의 한 가운데 정문 위에 저렇게 새겨져 있다.


조금만 멀리서 들여다 보면 조각상이 많은데 108명의 저명한 파리시민들이라고 한다.


파리 시청사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시테섬으로 들어가는 d'Arcore 다리를 건너 파리 건축물중 걸작으로 꼽히는 노틀담 성당과 광장에 들어서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파리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너무 이른 아침인가...? 사실 내가 파리를 방문할 시기는 아침 8시는 되어야 겨우 동이 텄기 때문에, 10시가 한참 넘어가도 꼭 한국의 7-8시는 되는 느낌이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그런지 거대한 나무를 성당 앞에 갖다 놔서 시야에 방해가 되는군... --;

여기 이 시테섬은 약 2,000년 전만 하더라도 골(Gaul)족과 로마의 신들을 숭배하던 공간이었다고 한다. 특히 티베리우스 황제 시기때는 (예수 생존시기) 주피터 신을 숭배하기도...... 
그리고 5,6세기경 교회가 들어서다가 흥망성쇠를 겪은 후, 지금과 같은 모습의 건물은 1163년 지어져 14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완성이 되었다고 한다.

수,목요일 12시와 토요일 2시반에 무료 가이드 투어가 있으니 혹시 프랑스 방문 하시는 분들은 시간을 맞춰서 가시면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영어가이드)

사실 노트르담 성당하면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틀담의 곱추'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실제로 노틀담 성당 한 구석에 노틀담의 곱추 조각이 있다. 바로 이녀석이다.

                                                 (사진출처 :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근데.. 파리 시민들끼리 우스갯 소리로 주고 받는 말이다. 그러니 진짜로 오해하지는 말도록... ^^;;
현재 외국에 있는 관계로 한국어 가이드북을 구할 수가 없어서 KBS 걸어서 세계속으로 다큐를 많이 참고했는데, 덕분에 여행하며 거기서 안내된 것들을 찾아다니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하지만 저 곱추는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ㅜ.ㅡ


정문에 있는 이 조각은 최후의 심판.



천사와 악마... 영화제목이 떠오르네..


남쪽에서 바라본 성당의 모습



동쪽에서 바라본 모습. 버팀벽이 인상적이다.


다리 하나 건너서 동쪽에서 바라본 모습. 서쪽의 정문 조각을 통해 세부적으로 묘사했다면, 반대편은 건물 전체를 세부적으로 묘사한 듯한 느낌이다.



동쪽에 있는 Virgin Mary 상. 아기는 안타깝게 파괴되고 없다.  13세기때 만들어진 원본 작품이란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아치형의 천장이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출입문 바로 오른쪽에 있는 십자가. 나폴레옹 3세에 의해 헌정된 십자가라 한다.






노틀담의 스테인드 글라스.

북쪽 스테인드 글라스(장미의 창문), 가운데는 아기를 안고 있는 마리아와 그 주변을 둘러싼 예언자들과 왕들의 모습



노틀담의 파이프 오르간. 안내책자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오르간이라고 나와있네.
113개의 음전과 7800개의 파이프를 가진 오르간 이란다.




1980년에 만들어진 제대. 4명은 예언자 이사야, 예레미야, 에제키엘, 다니엘(앞면)과 복음 전도자 마르코, 마태오, 요한, 루가(옆면)라고 한다.




성가대 가장 뒷쪽의 성소. 저렇게 마리아가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담은 조각을 피에타(Pieta) 라고 한다.(이걸 바티칸 투어를 받아서야 알게 되었다.)

오른편에 왕관을 바치는 사람은 루이 13세, 왼편에 있는 사람은 루이 14세. 두 왕이 좌우 대칭을 이루며 경배와 동시 왕권을 받치고 있다. 그 주변으로 6명의 천사가 가시왕관과, 십자가 못, 십자가 비문(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 지팡이와 예수를 찌른 로마병정의 창 등을 들고 서있다.



그 밖에 노틀담 800주년 기념 1963년 만들어진 예수의 생애 조각들...

                                                         예수께 경배하는 동방박사 3인
새로운 왕이 태어나는걸 두려워하아 1살 미만의 아기들을 학살하는 헤롯왕과 그의 뒤에서 꼬드기는 악마. 그리고 천사의 계시를 받아 이집트로 탈출하는 마리아와 요셉.
                                                             성전에의 헌정과 학자들과의 토론
                                요르단 강에서의 세례식과 첫번째 기적의 장소인 가나안의 결혼식
                                                                   물위를 걸으시는 예수
                                                                   수난전 예루살렘 입성
                          최후의 만찬과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예수, 그리고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부활 후 막달라 마리아 앞에 나타나신 예수와 무덤에서의 부활. 십자가에 묶인 기는 죽음을 물리친 승리의 상징.
제자들이 엠마우스로 가는 길에 나타나셔서 대화하는 장면. 이들은 그때까지 자신들의 스승인지 몰랐다가 숙소에 도착해서 예수께서 성찬식을 하자 깨닫게 되는 장면.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지만 깨닫는 순간 제자중의 한 사람이 매우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오른쪽은 유월절 저녁에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예수.
                      그 중 한명의 제자가 부활을 믿지 못하자 직접 손과 옆구리의 상처를 보여주시는 예수


뭐.. 이렇게 보다보니 어느덧 12시를 넘겨버렸다.
밖으로 나와서 건물 배경으로 내 사진을 찍었긴 한데, 전부다 엉망이네.. ㅋㅋ..
그래도 해가 많이 솟아올라 역광사진은 아니군..


여기서도 예술(?)을 하고 계시는 분이 있다.



이렇게 성당하나만 둘러보니 예상시간을 훌쩍 넘겨 생-루이 섬 둘러보기는 물건너간듯 하다.
이렇게 오전이 흘러가는군... 해짧은 유럽을 감안하면 오후도 별로 시간이 없을듯.. 이제 그만 노틀담을 떠나야겠다.
다음에 혹시 오면 빅토르위고의 노틀담의 곱추를 꼭 찾아 봐야지... ^^




And

[파리 둘째날] 세느강 유람선 (Bateaux Paris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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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무장하고 세느강변 쪽으로.....
에펠탑에 가면서 봐둔 유람선 Bateaux Parisiens으로 감.

                                          (에펠탑 근처 선착장에 가시면 탈 수 있습니다.)

Paris Visite 패스와 협약을 맺은 업체가 바토 파리지엥.. 보여주면 유람선 25% 할인을 받아 8유로를 지불... (2009.12)
바토무슈가 한국어 지원이 된다고 해서 민박집 아저씨가 거기로 가라고 했는데 할인혜택을 위해 한국어 가이드는 포기를 하려고 했더니 뜻밖의 사실.... 거의 기대를 안 하고 갔는데 파리지엥도 한국어 가이드를 제공해주네.......

타기직전 일본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탑승객들 사진을 찍어주던데, -_-V 이런 포즈로 찍자 Oh, Very good~!! Are you Japanese? 라고 묻는다. (일본인들도 저런 포즈를 아주 즐겨 취하거든~)
내가 어딜봐서 일본인으로 보이느뇨? 서양인이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같은 동양인이면서 그것도 구분못해?
그냥 손등을 보여주며 손가락 2개를 내밀껄 그랬다. -_-;

유람선을 타고 관람시작......


날씨가 어찌나 추운지 정말 나가기가 싫네~
밖에 나가서 사진 찍는건 포기... 그냥 여기서 안락하게 있으며 편안히 오디오 가이드나 들을련다. 하하..
좋은 사진 건지기는 물건너갔네~ ^^;

시테섬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

시테섬과 생루이 섬을 연결하는 St-Louis 다리와, 생루이 섬과 마레지구를 연결하는 Louis Philippe 다리는 파리에서 가장 Romantic Spot 이라고 론리플래닛에 소개되어 있으니 연인들은 꼭 가보시라....
(추위에 무척이나 게을러진 나는 사진도 찍지 않았다.)

시테섬 아래쪽 생루이 섬에 있는 17세기풍의 집들..... 여기는 속세의 시끄러움으로부터 약간 벗어나 있는 공간이다.
그래서 그런지 폴란드의 왕자는 프랑스에 와서 생루이 섬 어느 저택에 묵었다고 한다.
그를 위해 초청된 파리에서 활동중인 작곡가 쇼팽은 고향을 떠나 다소 향수를 느끼는 그를 위해 다음과 같은 곡을 연주했다지... (오디오 가이드에 그렇게 설명)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인상파 화가 모네, 피사로, 르누아르, 드가, 마네와 후기 인상파 세잔, 반고흐 등 교과서에서 봤음직한 유명 화가들의 작품들이 죄다 이 박물관에 있다고 보면 되겠다.

미술에 별로 관심이 없는 나는 이번 방문 목록에서 오르세 미술관은 그냥 패스~~~


저 앞에 보이는건 알렉상드르 3세 다리..


파리 전체에서도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운 다리로 손꼽히는 다리이다.
명칭은 프랑스와 러시아의 공조를 성사시킨 러시아의 알렉상드르 3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한다.
에펠탑 처럼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다리...

여기도 파르테논 신전풍의 건물이 있네.... 마들렌 말고도 하나 더 있었구나. 이건 뭐였지? 루브루 박물관?
오래되어서 기억도 안나네.




세느강에서 바라본 에펠탑.... 어디서 바라보나 에펠탑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오늘로서 에펠탑 야경을 바라보는 것은 마지막이겠구나.
낭만으로 가득찬 파리의 야경이여... 안녕~




















And

[파리 둘째날] 오페라 하우스, 몽마르뜨 (Palais Garnier, Montmar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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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참 알면 알수록 오묘하다. 프랑스 떠나기 전  재미삼아(?) 아주 약간.. 그냥 읽고 발음 겨우 할 수 있을 정도로 익혀봤는데, 어렵기도 어렵지만 아름답기도 아름답다. 정말 영어따위(?) 와는 비교도 안 되는 고급 언어인것 같은 느낌도 든다.
말은 민족성을 반영한다고 했나? 아니... 언어에 의해 민족성이 결정되는것 같다. 내가 프랑스어 살짝 간만 맛보고도 영어따위(?)라는 표현을 쓰는데... 하물며 프랑스인들이 영어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은 어떻겠는가?
왜.. 영어로 이야기하면 모르는척 하거나 알면서도 프랑스어로 답변해주는지 이해가 가기도 할 것 같다.
이런 언어를 사용해서 그러는지 프랑스 사람들... 그래서 그런지 상당히 '자존심'이 센것 같기도 하고, '낭만'적인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나 같은 외국인에겐 ..... '낭만'은 사라지고 그저 '불편함'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래서 여느때랑 다름없이 마들렌 성당을 나와서 헤매고 있는 나...!!!


마들렌 성당 뒷면과 그 쪽으로 난 길.. 트롱셰가


이 길 5번지에 마들렌 성당에서 장례를 치른 위대한 작곡가가 잠시 머물렀었다. 전형적인 파리풍의 아파트...



이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꺾으면 파리에서(세계에서) 유명하다는 오페라 하우스(Palais Garnier)가 나타난다.


흔히 파리 오페라 극장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배경이 되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저 위에 지붕에는 황금으로 장식된 하프를 들고있는 아폴로 상이 있다.
오페라의 유령이라고 하니.. 갑자기 내부가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런던에서 2번의 뮤지컬을 봤지만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450명이나 한꺼번에 등장할 수 있는 웅장한 무대... 그 무대를 수놓는 화려한 의상과 안무, 그리고 환호하는 2,200명의 관객.
9월부터 6월까지는 수,금,일 투어(11시반 타임, 2시반 타임), 7,8월에는 매일 같은시각 투어가 있으니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들르라고 권하고 싶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시간이 별로 없어 못 들른게 아쉬울 따름...


건물 외벽도 화려하게 장식을 해놓았으며 이름만 봐도 유명한 음악가들이 줄줄....

                                                                               천재 모짜르트 부터 시작해서.....

                                                                                      음악의 아버지... 바흐..

                                                                                   수많은 교향곡을 남긴 하이든......

음악가는 이해하겠는데 이 조각상은 도대체 음악이랑 무슨 상관이지? 약간 외설적인것 같기도 하고...... 신화의 한 장면인가?

                                         1층 건물 외벽 양쪽을 장식하는 조각들... 아마 음악과 관련된 신화에서 빌려왔겠지?

오페라 가르니에를 끝으로 오전 관람을 마치고 빵집에서 바게뜨 빵을 사서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거린다.
바게뜨.... 분명 조심해서 먹었건만, 입 천장이 벌써 헐어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 첫 고통(?)을 잠시 넘기고 나면 이내 말랑말랑한 빵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느낌.... 
학교에서도 프랑스인을 접해봤지만 프랑스인은 정말 솔직 담백한것 같다. 그들은 가식이 없다. 영국인들은 '신사'라는 타이틀과 강박관념 때문에 속으로는 싫어하면서도 겉으로는 부드러운 표정을 짓지만, 프랑스인들은 솔직하게 싫으면 싫다고 한다. 싫어하지 않으면 한없이 친절하다.
똑 부러지는 맛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프랑스인들... 바게뜨 빵도 겉으론 무뚝뚝하지만 알고보면 부드러운 프랑스 사람을 닮았다고 해야하나??
아.. 그러고 보니 여기와서 프랑스인 Cecile이 파리오면 전화하라고 전화번호 줬는데 영국 전화번호를 주는 바람에 통화에 실패했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되지? 날 만나기 싫었다면 연락하지 말라고 했을지언정, 잘못된 전화번호는 주지 않았겠지? 흐흐... 아마 잠시 생각이 없었던 듯... (오.. 이런 완벽한 자기 합리화.. -_-;;)

지하철을 타면 순식간에 몽마르뜨에 갈 수 있다.  거리 예술가들의 활동무대 몽마르뜨. 특히나 화가들이 많으나 이날 유독 날씨가 추워서인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분도 이미 캔버스를 옆에 끼고 장사를 접으신듯.. 길거리 거리 화가 한명이 날 붙잡고 그림 한 점 그리라고 했으나 내가 'No' 라고 답하자
추운날씨로 인해 손님을 못 만난듯 'Oh, Please~' 라고 하신다. 미안하지만 (미안한 마음이 들것도 없지만) 추운데 가만히 앉아있는것 만큼 큰 고통도 없지... -_-


하지만 추운날씨에도 위풍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몽마르뜨 언덕의 대표 건축물......사크르 쾨르(Sacre Coere) 성당.

설마 독일에게...(비스마르크의 통일 이전만 하더라도 독일은 그저 유럽의 동네북이었다.) 지겠어 했던 보불전쟁에서 처절하게 패배하고 프로이센군의 파리입성과 알자스-로렌 지방의 할양 등... 자존심에 강한 프랑스 민족이 자존심에 크나큰 상처를 입자, 시민들의 순수 기부금 4000만 프랑으로 40여년에 걸쳐 지은 성당이다.


외세의 침입을 종교시설을 이용하여 시민들을 단결시키고 물리치고자 한다..... 왠지 스토리가 고려의 팔만대장경과 비슷하게 흘러가는것 같다. 머리와 눈색깔이 다른 사람들이지만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단결하고자 하는 뜨거운 가슴은 시기와 장소를 초월하여 똑같은것 같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사진을 찍다보니 우연히 포착


이곳의 계단은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앉아서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고 계단앞 공터는 자신들의 장기를 발휘하는 곳이다. 그러나 오늘은 추운날씨로 인해... 프로페셔널 예술인들만 이렇게 자리잡고 있을 뿐......



파리의 거리 예술가들은 모두 허가제이다. 정부로 부터 받은 허가증이 있으며 세금도 내는 엄연한 직업이다. 이분들은 음반까지 내셨군요.^^


정면 문에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린 조각이 있다. 그 중 십자가 수난..



이곳 종루에는 무게 26 t 의 세계 최대의 종이 매달려 있다.


성당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 난 여기서 2유로를 주고 초를 하나 사서 기도를 드렸다.
팔만대장경을 통해 어쨌거나 우리나라는 몽고의 지배를 벗어났고, 사크르 쾨르를 통해 프랑스는 알자스-로렌스 지방을 복원시키고 2차 대전에서도 승리하며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자부심이 강한 나라로 거듭 태어났으니 여기서 기도하면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해서...... 더더군다나 전부 외세에 의한 지배에서 벗어났으니 현재 우리나라 상황(?)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네......
대한민국 사람을 대표해서 개인적인 내용이 아닌 국가적인 내용으로...... 대한민국을 위해 2유로 과감히 쾌척~!! ^^;

그리고 이 성당 정면을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지키고 서 있는 잔다르크....

파리시내를 향해 칼을 세운 모습의 잔다르크.. 마치 전투를 승리로 끝내고 아군의 함성을 이끌어 내려는 듯한 모습이다.  다시는 파리를 넘보지 말라는 강한 메세지가 담겨있는듯...


이분은 누구신지 모르겠다. 무슬림으로부터 전 유럽을 구한 샤를마뉴 대제라도 되려나?  아무튼 선이 굵직굵직한 사원에 걸맞게 다시는 나라를 잃지 않으려는 염원이 강하게 서려 있는 동상들이다.


하지만 몽마르뜨의 가장 압권은 파리 시내 전경을 130m 의 언덕에서 내려다 보는것...
산이 없는 파리에서는 몽마르뜨 언덕이 가장 높은 고지대이다.

얼핏보면 맑은날 같지만 먼 시야를 바라보면 하늘이 뿌옇다. 도심 스모그일까? 오른편 저 멀리 파리에서 가장 높다는 몽빠르나스 빌딩이 보인다.

사진을 보면 약간 어둑해서 저녁을 향해 시간이 달려 가는것 처럼 보이지만 저 멀리 건물을 담기위해 조리개를 조였을 뿐 이제 겨우 1시를 넘겼을 뿐이다. 먹다 남긴 바게뜨를 다시 씹는다. 입천장이 또 다시 아리 하지만 먹고 살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
아.. 그렇다. 먹는것도 중요하지만 사진도 남겨야지...

이역만리 낮선 이국땅에서 어디선가 한국말이 들린다. 주위를 둘러보니 한쌍의 커플이 보이네. DSLR도 들고있어 사진 좀 찍을 줄 알겠다 싶어 냉큼 좀 찍어달라고 했다. 역시... 한국인이 찍어주니 뭔가 다르다.. 여지껏 사진중 최고~!!! ^o^ 그래서 과감히 큰 사진으로 업데이트.. ^^

그러고 보니 몽마르뜨 언덕에서 사원과 주변을 너무 음미 했던것 같다.
시간이 꽤 많이 지났네. 오페라 가르니에는 들어가지 않고, 겉만 둘러보고 왔으나 시간이 이정도면... 서둘러야겠다 싶어서 발걸음이 빨라진다.
 
몽마르뜨의 골목들... 좁고, 낙서있고... 칠이 벗겨지고... 한국의 여느 뒷골목과 다를바가 없는 곳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저렇게 좁아도 주차만큼은 가지런히 되어 있다는 점... 간판이 우리나라처럼 들쑥날쑥 거리 미관을 헤치지 않는다는 점..

사크르쾨르가 가장 고지대이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은 내리막이라 상당히 편하다. 내가 가고 있는곳은 몽마르뜨 묘지.
가는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에게 'Montmarte Cemetery'라고 묻자 잘 못알아 듣는다. 하는수 없이 어설픈 프랑스어로 Cimetiere de Monmartre (씨미띠(ㄹ)+(ㅎ)ㅔ 드 몽마ㅎ??) 그러자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르키네... 
이 사람들아.. 도대체 '몽마르트 씨미트리'랑 '씨미띠(ㄹ)+(ㅎ)ㅔ 드 몽마ㅎ'랑 별 차이도 없구만.. 왜 못 알아 듣니...?? ㅜ.ㅜ

어렵게 어렵게 찾아온 몽마르뜨 묘지



이렇게 고생해서 찾아오고자 한 이유는 여기도 유명(?) 음악가의 묘가 있기 때문이다.

헥토르 베를리오즈. 프랑스 작곡가.. 사실 그의 음악이 별로 내 취향은 아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끌은 것은 그의 굽히지 않는 정신... 집안의 반대를 설득하여 음악원에 들어갔으며, 대학에서도 교수들과 설전을 벌여가며 자신만의 음악적 성향을 구축해왔던 인물.

  당시 음악적 사조는 이미 낭만주의에 있었지만 교향곡 만큼은 고전형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최초로 '환상 교향곡'이라는 표제 음악을 작곡하여 그 밑바닥에 흐르는 격정과 영감을 통해 당시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파격적인 음악적 구성, 그리고 그의 작품속에 녹아들어간 여인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의 음악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린 후기 낭만주의..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결국에는 얻어낸 사랑..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흔히 내 뱉는말... "영화니까 가능하지..."  정말 꼭 영화 같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스토리를 살아온 인물이다.

부모의 반대 극복, 시대의 흐름에 같이 파묻히는 구태의연함의 극복... 그로 인해 얻은 성공들... 이 모두가 내가 꿈꾸는 삶들....
캬~~ 내가 파리에 오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사람의 묘를 볼 수 있으리요?

몽마르뜨 묘지에는 베를리오즈 뿐만 아니라 작곡가 오펜바흐, 작가 에밀 졸라, 알렉상드로 뒤마, 예술인 드가 등 유명인들이 꽤 많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내 흥미를 끄는 사람은 별로 없어 베를리오즈만 보고 그냥 물러간다. 


떠나기전 잠시 공원묘지 화장실에 들렀더니 이런 변기는 처음보네... 신기해서 촬영~!!

호기심을 너무 강하게 자극하여 물을 내려보니 희안하게 발판에는 물이 닿지 않는다.
나도 참 희안하다. 변기나 찍고 있으니....  (옵화야 뵨태 아니삼~ ㅋㅋ..)

밖으로 나오면서 묘지 관리인에게 지하철 역이 어디냐고 영어로 물으니 영어라서 끝까지 들어보지도 않고 그냥 고개를 절래절래 내젓길래... 바로 Metro (메트ㄹ+ㅎㅗ) 라고 프랑스어 발음을 툭 뱉으니 역시나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켜 주네... 푸훗.. 정말로 못말리겠다. 프랑스 사람들...



몽마르뜨 근처에 물랑루즈가 있다길래 그 영화를 보지도 않았지만, 사람들이 풍차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명소라고 해서 나도 가보기로 했다.
몽마르뜨에서 지하철을 타고 한 두 정거장만 가면 있는데 지상으로 올라오니 어느 방향인지 몰라 유모차를 세워두고 잡담하고 있는 젊은 엄마들에게 물어보았다.

나 : Excuse me, Can you tell me where the Moulin Rouge is?
프랑스인 : ???
나 : (한번 더) Moulin Rouge? (분명히 L과 R 발음을 똑바로 했는데....)
프랑스인 : Can you spell the word?
나 : (그냥 프랑스어 발음으로..) 물랭 ㄹ+후~즈
프랑스인 : Ah~~!! Moulin Rouge~~~ X 2 (두번 반복)  Tout droit la route..... 쏼라쏼라...
                그러면서 아까는 영어로 말해놓고 길 설명은 프랑스어로....
나 : -_-a  메르ㅎ씨 보꾸~!! -_-;;

이거 뭐.. 코메디쇼 하는것도 아니고... -_-;; 프랑스인과의 대화는 늘상 이런식이다.
그리고 이날 대화로 난 결론을 얻었지. 영어 할 줄 아는 프랑스 인들은 자존심 때문에 절대로 영어를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냥 길 따라가다보면 보이겠지 뭐.....
그러고 보니... 애들 교육상 썩 좋은 도로는 아니군 그래...

                                                                                   길 양편으로 즐비한 섹스샵들.....


그리고 지하철역 입구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물랑루즈...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 때문에 프랑스인들이랑 같이 삽질한거니?? ㅡㅡ;;

겨울철에 여행을 오면 아쉬운 점이 바로 이거다. 손님이 별로 없을때 보수공사 들어간다는 것.. 사진찍기 매우 안 좋다.


그래도 찍고 봐야지... |^o^/

여기는 일종의 쇼를 하는 곳인데 어떤 쇼인지는 건물 안을 들어가보면 알 수 있다. 홀이 있고 출입문이 있어, 들어가기 전 홀 주변 벽면에 홀로그램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장면이 변하는 사진을 둘러볼 수 있는데 일종의 '고풍스러운 Adult show(?)' 정도라고 여기면 될 것 같다.  주변 도로도 섹스샵으로 즐비한 것을 봐서 이 주변을 환락가(街) 정도로 여기면 될 것 같다.
환락가 그러면 저질 스러운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그런 이미지를 고풍스럽게 업그레이드 시켜 주는곳이 바로 저 물랑루즈이다.
내 기억으로는 저걸 보려면 140유로 이상을 줘야 됐던가??  왜 여기까지 와서 공연은 안보고 사진만 찍고 가는지 알 것 같군.. ^^;


이제 이 정도면 몽마르뜨 주변은 다 둘러본 셈이다.
하루종일 밖으로 돌아다녔더니 몸이 고단하고 추워진다. 벌써 해가 지평선 밑으로 많이 내려와있다. 해가 질수록 날씨가 더욱 추워질테지... 오늘 밤은 파리 유람선도 타보기로 했으니, 숙소에서 몸 좀 녹인 후 나의 보호막.. 군복잠바를 입고 다시 나와야겠다.

몽마르뜨여..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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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둘째날] 마들렌 성당 (La Madele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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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는 성당이 참 많다.  특히나 그 역사나 규모면에서 보는 이를 압도시킨다.
다음날 아침, 첫째날 날이 어둑해져 못 찾아간 마들렌 성당을 찾아가기로 했다.
마들렌...... 막달라의 프랑스식 표현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 그리스도의 여성 추종자중 한사람으로 고향의 이름이 막달라(Magdala)라서 막달라 마리아, 마리아 막달레나(막달라의 여자 마리아) 라고 불린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모두 지켜 본 증인인 동시에, ‘참회의 성녀’로서 불린다고 한다.
사실.... 성경에서 '그리스도의 발을 향유로 씻어드리고 자신의 머리로 닦아드린다' 정도의 내용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새로 알게 된다. (나 신자맞니? -_-;;)

지하철 14호선을 타면 바로 마들렌(Madeleine) 정류소가 있어서 금방 찾을 수 있다.

루이 15세때 원래 성당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착공되었다가 중단된 후, 로마 문화에 심취된 나폴레옹에 의해 프랑스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목적으로 기존의 건물을 부수고 지금과 같은 파르테논 신전풍의 성당으로 지어지다가(1806년) 그의 실각 후, 다른 용도로 사용되다 우여곡절 끝에 1846년에 완공된 성당이다.

정면의 거대한 조각은 르메르의 작품인 '최후의 심판'이라고 한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막달라 마리아의 구원, 최후의 심판 등을 묘사하고 있는 조각이다. 그리스도의 왼편은 선택되어진 자들처럼 보이고 오른편은 구원을 받지 못한 듯, 천사가 칼로 내치거나 악마들이 끌고 가는 장면인듯 하다.

이 성당의 내부로 들어가면 들어가자마자 눈길을 확 끄는 것이 있다. 우선 십자가가 중심이 되는 우리나라 교회랑 다른것이 그 눈길을 끌고, 막달라 마리아가 승천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성모의 승천이라면 그러려니 했을것이나 막달라 마리아의 승천이라니... 위키디피아에는 예수의 사후 프랑스의 액상 프로방스 지방으로 가서 은둔생활과 기도를 하며 하루에 7번씩 승천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성당 가이드에는 그런 설명이 없어 그것과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천사들에 둘러싸여 승천을 하는 막달라 마리아. 이탈리아 조각가 Baron Charles Marochetti 에 의해 조각되었으며 작업 기간만도 무려 22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1835~1857)


위를 올려다보면 천정은 돔 형식으로 되어있고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다.


저기 저 천정의 원형 구멍을 통해서만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사실은 실내가 굉장히 어둡다.(카메라 조작으로 많이 밝게 해놓은 설정) 그래서 그런지 좀 더 엄숙한 느낌이 나며 누구나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릴 수 밖에 없을듯......

  (억지로 밝게 하려다 보니 사진이 많이 흔들려서 아쉽다.)                                                                                     -  화가 : Claude Ziegler
가장 위에는 그리스도가 제자들에 둘러싸여 있고 막달라 마리아가 마찬가지로 승천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가장 먼저 목격하고 사도들에게 전파하러 보내졌기 때문에 초기 기독교인들에게는 사도들 중의 사도라고 불렸다. 그것을 묘사하고 있는 장면인데 그림의 가장 아래에는 1802년 로마교황청과의 조약을 기념하여 당시의 교황과 나폴레옹 1세, 리슐리외 추기경 등이 그려져 있다. 보통 이런 그림에는 항상 화가 자신의 얼굴을 꼭 집어넣던데.... 과연 누구일까? ^^;;


                                                                 마리아와 요셉의 혼례상

                                                                        성녀 아멜리아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그런지 항상 이런 구유 장식은 빠지지 않는다. ^^

                                                                   마리아와 아기예수상

잔 다르크 상 (잔 다르크는 신의 계시를 받고 전쟁에 임해서인지 성당에서 의외로 많이 묘사되는 인물중 한명이다.)

마들렌 성당 청동문도 저런 식으로 하나하나 조각이 되어있다. 아마 모세의 이집트 탈출기 장면인듯...



마들렌 성당은 사실 파리 관광의 메인코스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 보고 지나치기는 아쉽고, 둘러보더라도 그냥 건성으로 보기에도 아쉬운 성당이다.
성당에 들어가면 입구에 성당 가이드 안내문이 있으니 참고해서 여러 작품들을 보면 상당히 의미가 있을것이다.

정성스레 코팅된 플라스틱 가이드 안내문이 있다.(무료) 한국어가 없어 아쉬울 따름...  우리나라사람들이 더 많이 관광하고, 찾는다면 언젠가는 만들어 주겠지... ^^

이 안내문에는 없지만 마들렌 성당은 프랑스 작곡가 포레의 장례식이 그가 직접 쓴 레퀴엠이 연주되면서 국장으로 치뤄진 곳이기도 하다.
가만... 당시 현장에서 볼 때는 몰랐었는데 막상 안내문을 올리고 보니 쇼팽의 장례식이 모짜르트의 레퀴엠이 연주되면서 1849년 10월 30일날 이 성당에서 치뤄졌다고 쓰여있네.
모짜르트의 레퀴엠은 아니지만 한 위대한 음악가를 추억하며 그가 쓴 장송곡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제1주제 장송행진곡이 끝내면 제2주제는 정말 아름답다 못해 퇴폐적(頹廢的)인 미(美)까지 느껴지는 곡이다. 마치 떠난 그(녀)와 지냈던 기억중 가장 아름다운 추억만을 회상하는 것처럼...
(제 1주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장 당시 군악대에 의해 트럼펫으로 연주된 곡이기도 하지.)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3악장 Marche Funebre - Len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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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첫째날]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 에펠탑 (Champs Elysees, Arc de Triomphe, Eiffel T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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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를 나와 샹젤리제로 가는 길.
파리는 서울 크기의 1/6 정도. 지하철역 간격도 기차가 1분만에 도착할 정도로 촘촘해 그냥 걷는게 낫겠다 싶어서 걸어가는데, 역시나
방향을 못잡아 롤러 블레이드를 타고 순시를 도는 (순찰도 김연아 피겨스케이팅 처럼 참 예술적으로 돈다.) 경찰을 붙잡고 물어서 그 방향으로 가는도중...

맙소사! 모니카를 만났다. 대도시의 한 복판에서 한국사람도 아니고 내가 얼마 알지도 못하는 외국인을 그것도 해외에서 만나다니.
콜롬비아인이라 양국간 비자협약이 안 맺어 있어서 따로 신청을 했다는 모니카. 
이런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상한 사진(?)만 계속 찍혀온 나로서는 좋은 길동무를 만난셈. ^^;

Champs Elysees 거리는 그리스 신화에서 낙원이라는 의미의 '엘리제'를 따서 샹젤리제(엘리제의 들판) 거리라 불린다고 한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여러 거리가 뻗어나가 있는데 그 중 콩코드 광장과 연결되는 곳이 샹젤리제 거리, 개선문을 향해서 보는 야경이 특히나 아름다운 곳이다.

나뭇잎을 대신하여 불을 밝히고 있는 전구들.. 크리스마스가 다가와서 저런 장식이 있는걸까?
얼핏보면 도로 중앙선에서 찍은 사진 같지만 횡단보도 건너는 도중 한가운데 인도가 있어서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샹젤리제거리 주변 유명한 상점으로는 Sephora라는 대형 향수전문점, Virgin과 Fnac이라는 도서/음반 체인점, Disney 샾, Leon이라는 홍합 전문점 등이 있다.

도로 한 복판이라 모니카 못 만났으면 이 사진 못 건질뻔 했군.. ^^


1주일 비자 얻어 파리 여행중인 모니카. 모니카 사진도 찍어주고......


그리고 도착한 개선문.....

샤를 드골 광장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개선문. 개선문 주위로는 12개의 길이 뻗어 나가 있는데 그 중 빅토르 위고와 샹젤리제를 빼면 모두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군인들의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언제쯤 김구 도로, 유관순 도로, 안중근 도로... 이런 명칭을 붙일 수 있을까??
김구 선생님 10만원권도 만들어 놓았으나 기획해 놓은것도 도로 취소시켜버리는 현 정권~!!    6월 2일 선거, 꼭 투표합시다!!!


나폴레옹이 1806년 그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준공하다가, 전쟁에서 져서 중단되었지만 1836년에 이르러서야 완공된 거대 조형물이다.
로마의 개선문을 본따서 만들었다는데, 나중 로마편에서 로마 개선문을 소개하겠다.


개선문 아래에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전투를 벌이다 장렬히 산화한 무명의 용사들이 잠들어 있어 매일 저녁 6시 30분이 되면 불꽃이 점화되고 군인들에 의해 엄숙한 의식이 거행된다.

사방은 차들로 시끄럽지만 의식이 거행되는 이곳의 엄숙한 기운으로 인해 관광객 모두가 압도된 느낌..
결국엔 사진을 찍다가도 같이 의식에 동참하게 된다.

난 그들의 애국심과 역사정신에 존경과 부러움과 시샘(?)을 동시에 보낸다.



개선문은 단순 조형물 같지만 실제로는 꼭대기로 올라갈 수 있는 통로가 있다.
높이가 대략 50m 넘어 보이던데 이 높이에서 바라보는 파리시내 야경도 꽤 볼만하다.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을 향해 뻗어있는 샹젤리제 거리.



이 날 날씨가 어찌나 추운지 얼마 오래 있지도 못하고 금방 내려와 버렸다. 그래서 찍어둔 사진이 많이 없는게 아쉬울 따름.
그냥 발걸음을 에펠탑을 향해 돌린다.
개선문에서 에펠탑 가는길...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파리(프랑스)의 상징이라지만 빌딩숲 속을 걷다 보면 건물들에 가려서 전혀 안 보이다가...
건물 숲을 벗어나면 갑자기 그 위용을 드러낸다.

1889년 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가 1909년에 거의 해체해버렸지만 라디오가 발명되고 널리 보급되면서 일종의 안테나로 사용하기 위해 다시 복원된 참으로 많은 사연을 가진 탑이다. 현재는 69만명의 관광객이 매년 에펠탑 꼭대기를 방문하는 관광명소, 그리고 프랑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려지는 하나의 상징물로 되어버렸다.


사이요 궁에서 바라다본 에펠탑 야경, 이곳에서 보는게 가장 잘 보인다고 한다. 사진으로는 부족하지만 저 당시 불빛을 보니 에펠탑이 마치 테크노 댄스를 추는듯한 느낌...   


사실은 저것도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 전구를 반 쯤 줄여놓은 상태라고 한다.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에서 효율까지... 100점 만점에 100점!!!



여기까지 왔으니 아무리 추워도 증거물 사진은 한 장 남겨야겠지??  에펠탑 배경으로 사진도 한 장 찍어주고....

아.. 모니카는 잘 나오는데... 내 사진은 조금 부족???   그래서 다시 한 번...


아~ 이번에도 아니다. 또 다시 한 번...


이번엔 내 DSLR 카메라 넘겨주고 촬영을 부탁.   부탁해요~~!! ^.^



결국엔 모니카 같은 사진빨은 포기~!!! 뭐... 설명이 부족한 내 영어실력의 한계라고 생각한다. 그냥 숙소로 돌아가야지~! ㅜ.ㅜ 
거기... 모델의 차이라고 하신분!! Hey~ Go Out !!! 


파리 첫째날.. 파리에 대한 애정이 밤과 함께 깊어간다. 날씨가 추워 아마 더 고생을 해서 그런듯......  훌륭한 야경, 추운 날씨와 밤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들, 아주 우연히 만난 클래스 메이트, 이 많은 것들이 어우러져 이번 여행에서 좋은 추억을 남기고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남긴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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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첫째날] 루브루 박물관 (Musee De Lou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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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여행을 떠난다.
혼자서 하는 여행. (Independent Traveler)
런던 St-Pancras 역에서 파리행 유로스타에 몸을 실어 예전부터 정말 가고 싶었던 유럽의 도시로 드디어 떠난다.
영국은 유럽이 아니냐고? 물론 유럽이 맞지... 그래도 두어달 지내보니 마치 우리나라에서 지내는 것처럼 식상해 지기도 한다.
유럽에서 가장 최악 2가지를 꼽으라면 공교롭게도 영국음식과 영국날씨인데 그 두가지에 질리기도 하고......

난 이번 여행에서 2개의 목적을 세웠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잘 먹는것. 그동안 런던에서 아침에는 버터바른 빵, 점심에는 내가 준비한 샌드위치, 저녁에는 그냥 냄비밥에 집에서 보내준 마른반찬이랑 밥을 먹다보니(물론 가끔씩 찌개를 끓여먹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양부족에 걸린것 같다. 어느날 거울을 보니 머리카락이 너무 푸석푸석 한 것이다. 그리고 얼굴도 홀쭉해 진것 같기도 하고...... 바지를 입어보니 예전보다 좀 더 헐렁하기도 하고.....
아.. 여기서 조금만 더 진행되면 영양실조에 걸리겠군...
그래서 먹는것 만큼은 돈을 아끼지 말자고 목표를 세웠다.

두번째 목표는 나름대로 성지순례를 해보겠다는 것. 프랑스와 이탈리아 모두 기적의 발상지이고 가톨릭이 근본정신인 국가이고 그러다 보니 종교 관련 유적이 많아 나일론 신자인 나에게 믿음을 조금이나마 더 굳게 해줄까 싶어서......

잘먹고 배부르면서 성지순례???   좀 아이러니 하긴 하다. ^^;;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아니... 난 두가지 다 목표를 이루고 싶다. 배부른 소크라테스.... ㅋㅋㅋ...

조금이라도 조금 가격을 절약하기 위해 몇달전에 유로스타 표를 덜썩 질러버렸지만 그래도 비싸기는 하다. 표 한장에 대략 53유로 였나?
훗... 하지만 나중에 밝히겠지만 이건 정말 싼 가격이다.
유럽이라 유레일패스를 살수도 없고, 그런 비슷한 개념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가격이 엄청 비싸다. 여행사에 가서 가격을 알아보니 두 나라만 돌아다녀도 대략 650파운드가 넘어갔던것 같다.  그냥 기차역에 가서 그때그때 표를 사는게 훨씬 싸게 먹혔다.
하지만 겨울에 여행하다 보니 사람이 많이 없어 예약없이 표를 구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긴 하다.


몇 달 전부터 사서 두고두고 본.... (사실 프랑스만 봤다) 론리 플레닛 지중해 연안 유럽, 그리고 나침반.

난 엄청난 길치이다. 그래서 나침반은 필수이다. 그리고 론리 플래닛 책은 최신화가 비교적 빨리빨리 되기 때문에 최신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정말 유익한 것은 바로 호(스)텔 정보와 맛집 정보들......
덕분에 난 한인 민박을 이용하는 경우 이외에는 저렴하면서도 시설은 정말 좋은 호스텔에 묵었으며 프랑스의 대표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미식가 분들은 론리 플레닛을 사용하시라. 입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으며 비싼 밥값은 저렴한 호스텔 값으로 충분히 보상한다. ^^


아침 9시쯤 출발한 유로스타. 대략 2시간 반 조금 넘게 걸리던것 같던데, 파리에 도착하니 시차가 한 시간이나 더 빠르다. 결론은 3시간 반이나 걸린 셈.

첫째날 가기로 한 곳은 루브르 박물관, 마들렌 교회, 콩코드 광장과, 광장에서 개선문으로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 그리고 개선문, 에펠탑 야경이다.
파리에 도착하는 유로스타의 종착역은 Gare de Nord (북역)이다. 여기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첫째날 첫번째 여정부터 계획이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무슨 일인지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이 40분 가량 가만히 정차해 있었던 것......
맞은편에 앉은 여성에게 기관사가 언제쯤 출발한다고 방송했냐고 물으니 20분 정도 걸릴것이라고 한다.(프랑스 사람 영어 전혀 못할줄 알았는데 그래도 조금 한다.)  결국은 그 2배나 시간이 걸리고서야 출발한 지하철 그리고 민박집에 도착하니 시간이 대략 1시반을 넘어 2시로 향하고 있다.

민박집 주인께 지도와 정보를 얻어 루브루 박물관으로 향한다.
아저씨께서 말해주신 출구로 나오니 바로 위풍당당한 루브루 박물관이 떡하니 나타난다.

루브르는 제일 처음 13세기에 요새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가 16세기에 왕이 거주할 목적으로 개조되어 궁전으로 쓰였으며 혁명이후로 현재의 박물관 같은 목적으로 사용되어졌다고 한다.

저기 피라밋 처럼 보이는 유리돔을 통해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저 피라밋을 건물이 3면으로 둘러싸고 있는데 각각의 이름이 있다. 리슐리에관, 데농관, 설리관. 하지만 박물관 패스가 있다면 길게 줄 설 필요가 없이 줄 선사람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한 껏 느끼며 당당하게 들어가면 된다.
들어가면 공항 검색대같은 검색대를 거치는데 가방을 벗어 올려놓고, 그런 다음 카메라를 벗으려니 직원이 "가방만, 가방만" 분명한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와우~ 워낙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이젠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을 구분하나 보다. 이건 내가 마치 독일인, 영국인, 프랑스인을 구분하는것과 같은것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선택할 수 있다. 얼마전부터 시작한 한국어 서비스.. 하지만 이것은 이들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대한항공에서 제공한 서비스이다. 언젠가는 그들의 필요에 의해서 한국어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제공해주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시간도 별로 없고, 또 미술에 대해서 잘 모르기만 할 뿐만 아니라, 관심도 썩 많은 편이 아니어서 유명작품 설명을 선택했다.
오디오 가이드는 커다란 액정화면이 있는 PMP 같은 기계인데 여기서는 시대별, 종류별, 유명작품별, 박물관별 다양한 종류로 자기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선택에 따라 액정화면에서 길까지 안내해준다. (인크레더블 대한항공... 땡큐~ ^^)

그래서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 밀로의 비너스...

BC 150년경 멘데레스 강 유역 안티오키아의 한 조각가가 만들었으며, 1820년 에게 해의 밀로스 섬에서 파손된 채 발견되어, 현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오게되었다고 한다. 기원전에 저렇게 주름진 옷자락을 정교하게 표현해내다니......



그리고 비너스의 뒷모습을 본 사람 아무도 없지??  내가 오늘 최초로(?) 공개한다.

난 아무래도 파파라치 쪽으로 전향하면 크게 성공할 듯 하다. ^^;
오른쪽 제일 앞 여자분, 입을 헤~ 벌리신 표정이 이 작품을 보고 크게 감탄하신듯...



그리고 이렇게 오면 항상 인증샷 한 방 날려주는 한국인의 센스~!!! ^^

저 군복 잠바... 설마 입기야 하겠어 생각했지만, 혹시나... 정말 만에하나 혹시나 엄청 추우면 입어야지 하고 챙겨왔는데, 결국은 유럽 여행 내내 거의 입고 다녔다. ㅜ.ㅜ (알고 보니 내가 여행 다녔던 때가 한국에 유럽에 폭설오고 파리의 유로스타 마비되었다는 등의 뉴스가 뜰 정도로 심했다고 하더군)



그 다음 오디오 가이드는 시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으로 안내해준다. 가는 중간중간에 다른 작품들도 있지만 생략하고 그래도 그 중 중요한 작품 하나를 들자면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이다. 인체의 비례와 고통받는 표정을 정확히 대리석으로 조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착한 시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 작가미상, BC 190, 대리석, 높이 328cm
에게해에 있는 사모트라케 섬에서 1863년에 출토된 이 조각상은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 혹은 '니케상'으로 불린다. 이 '니케상'은  전쟁의 승리를 직접 본 감격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하늘에서 이제 방금 땅으로 내려온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무엇보다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뱃머리에 서있어 무수한 물보라를 맞으면서 그 물에 젖은 옷을 피부에 착 감기는 듯이 표현한 것이었다.
사진이 흐릿해서 그 느낌이 나지 않아 조금 아쉽지만, 실제로 관람하던 당시 이 작품이 얼마나 정교한지 정말 그 승리의 기쁨을  시대를 초월하여 후대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정확히 전달해주고 있는 듯 하였다.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가 다음으로 안내하는 곳은 그 유명하디 유명한........... 바로 모나리자~!!!



정말 각도를 달리해서 봐도 저 시선이 날 따라올까?

글쎄... 별로 잘 모르겠다. 그냥 유명하다 보니 사람들이 지어낸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실제로 크게 유명한 작품이 아니었다고 하나, 박물관 직원이 훔친후 몇 년간 자기집에 보관하고 그 사실이 한참 후에야 밝혀지면서 전 유럽을 발칵 뒤집어 놓아 그 때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사진을 찍게해주는 박물관 측이 고맙긴 한데, 남의 나라 소중한 문화재를 마구 약탈해서 전시하는 것이니 사진 찍는 서비스는 당연히 제공되어야 되지 않나 싶다. (작품 훼손 방지를 위해 플레쉬 터트리는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똑딱이로는 작품이 잘 안찍히는데 DSLR 아니면 잘 포착해내기 힘든 작품이다)


이렇게 대략 유명한 세작품을 감상하면 오디오 가이드 "유명작품해설" 은 끝이 난다.
너무 짧게 끝난지라 너무 아쉬워 조금 더 둘러보려고 발걸음을 돌려본다.

베니스의 화가 틴토레트 작품. 이 박물관에는 작품마다 해설이 다 있는데 프랑스어로만 되어있고 절대 영어는 없다. 항상 작품을 찍으면 옆에 해설도 같이 찍는데 이거 뭐.... 내가 알 수가 있어야지....
아무래도 예수님이 성모께 왕관을 씌워 드리는 듯한 장면인 것 같다.



헤로데 딸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세례자 요한...
헤롯왕이 만찬에서 자신의 딸이 춤을 추어 손님들의 격찬을 받아내고 흥을 한 껏 돋우자, 손님들 앞에서 딸에게 무슨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딸은 평소 눈에 가시 처럼 여기던 세례자 요한(당시에 궁에 갇혀있었다)의 목을 쳐달라는 소원을 빌게 된다.
새로운 왕이 태어나는 것이 두려워 1살 미만의 아기들을 학살한 헤롯왕, 그리고 항상 입바른 소리를 한다고 눈에 가시 처럼 여겨 목숨을 빼앗는 그의 딸...  광기는 유전으로 이어진다.  부전여전이다.

 



아.. 이 그림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

영어로는 마이클, 프랑스 사람들은 미쉘, 동유럽 사람들은 미하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카엘 이라고 부르지......
악마와 싸워 물리치는 미카엘 대천사.
성경 요한 계시록을 보면 악마로 상징되는 용을 물리치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로 저렇게 칼과 창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묘사되는 천사다.  
설명을 보니 라파엘이 그렸다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라파엘인지는 모르겠다. (라파엘도 사실상 대천사 이름인데...)
유럽인들에게 회화작품으로 많이 묘사되는 두 천사가 있는데 그 중 한 천사가 천상의 군대를 이끄는.. 그리고 신께 반역하는 대천사 루시퍼를 지옥으로 떨어뜨려버린 미카엘 대천사, 다른 한 천사는 주로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수태를 알려주는 것으로 묘사되는 가브리엘 대천사이다. (수태고지)
유럽을 다녀보니 특히 미카엘 천사에게 왠지 흥미를 더 가지게 만든다. 유독 이 천사와 관련된 성지나 미술작품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 천사에 대해서는 나중에 몽생미쉘(Mont Saint Michel) 기행문에서 따로 더 적어 봐야지...



이 작품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유럽을 여행다니려면 최소한 성경과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다.
이 작품도 책에서 읽어봤지만, 장면만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가고 센타우르스가 누굴 무엇때문에 납치하는지는 모르겠다.
(아시는분 댓글로 답변 부탁......)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 유명작품 해설에는 없지만, 있어야 되는 유명한 유물이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
그것은 Richelieu관에 있는 함무라비 법전...
기원전 1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최초의 성문법(?) 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단 종이가 아닌 돌에다가 새겨놓은 성문법..
저렇게 사람 키보다 훨씬 큰 현무암 돌에 앞에서 부터...



오른편 앉아 있는 사람은 신, 왼편에 서서 무언가 받고 있는 사람은 바로 함무라비. 아무래도 신으로 부터 왕권을 받았다는 왕권의 신성함을 강조하기 위한것 같다.



돌의 뒷면까지 정말 빼곡하게 적어 놓았다.
어느 정도냐 하면 형법은 물론이고 결혼생활까지 아우르는 민법까지 세세히 있다고 한다.
지금 어렴풋이 기억나는 오디오 가이드 내용은 양자가 "당신은 나의 아버지가 아니오" 라고 말을 하면 혀를 자른다고 한다.


함부로  힘자랑 하면 못써요~ ^^
힘자랑 하다 나무에 손이 끼여 꼼짝도 못하자 사자의 밥이 되고 마는 비운의 주인공 크로톤.




이 리슐리외관 3층으로 오르면 나폴레옹 3세가 사용했다는 방들이 나온다.
정마르 으리으리하게 꾸며놓은 곳이다. 루브르가 이정도면 도대체 베르사유는 어느정도일까?



이 사람이 나폴레옹 3세일까?  정체는 알수 없다. ^^;



연회장. 이런 으리으리한 곳에 초대되는 손님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일까?
아무래도 그런 손님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겠지?



방 구석구석에 수집해 놓은 보물들.. 식기들.. 생활 도구들...




가만... 난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지? 지난번 영국 윈저성에서 실망하고 여기서 또 이렇게 카메라 들이대고 있잖아?
아무래도 난 화려하고 럭셔리한 곳은 취향에 맞지 않는다.




나폴레옹 3세 방을 끝으로 루브르 관람을 끝낸다. 오디오 가이드를 내어 놓는 순간 어찌나 아쉬운지... 비록 작품 몇 점 밖에 보진 못했지만 충분한 가치는 한 것 같다. (오디오가이드 대여는 6유로이다.)
간단하게 봤지만 벌써 해는 져서 어둑어둑 해진다.
아무래도 오늘 계획을 수정해야 할 듯... 바로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에펠탑 야경으로 향해야 겠다.



가기전 루브르 인증샷 또 하나 남겨주고...... ^^


아아... 정말 다음 여행때는 사진 좀 잘 찍어주는 사람이랑 다녀야 겠다. ㅡ.ㅜ

루브르 박물관 일정은 이렇게 저물어 가는 해와 함께 끝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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