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리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1.04 [파리 첫째날] 루브루 박물관 (Musee De Louvre) 2

[파리 첫째날] 루브루 박물관 (Musee De Louvre)

|
난 여행을 떠난다.
혼자서 하는 여행. (Independent Traveler)
런던 St-Pancras 역에서 파리행 유로스타에 몸을 실어 예전부터 정말 가고 싶었던 유럽의 도시로 드디어 떠난다.
영국은 유럽이 아니냐고? 물론 유럽이 맞지... 그래도 두어달 지내보니 마치 우리나라에서 지내는 것처럼 식상해 지기도 한다.
유럽에서 가장 최악 2가지를 꼽으라면 공교롭게도 영국음식과 영국날씨인데 그 두가지에 질리기도 하고......

난 이번 여행에서 2개의 목적을 세웠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잘 먹는것. 그동안 런던에서 아침에는 버터바른 빵, 점심에는 내가 준비한 샌드위치, 저녁에는 그냥 냄비밥에 집에서 보내준 마른반찬이랑 밥을 먹다보니(물론 가끔씩 찌개를 끓여먹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양부족에 걸린것 같다. 어느날 거울을 보니 머리카락이 너무 푸석푸석 한 것이다. 그리고 얼굴도 홀쭉해 진것 같기도 하고...... 바지를 입어보니 예전보다 좀 더 헐렁하기도 하고.....
아.. 여기서 조금만 더 진행되면 영양실조에 걸리겠군...
그래서 먹는것 만큼은 돈을 아끼지 말자고 목표를 세웠다.

두번째 목표는 나름대로 성지순례를 해보겠다는 것. 프랑스와 이탈리아 모두 기적의 발상지이고 가톨릭이 근본정신인 국가이고 그러다 보니 종교 관련 유적이 많아 나일론 신자인 나에게 믿음을 조금이나마 더 굳게 해줄까 싶어서......

잘먹고 배부르면서 성지순례???   좀 아이러니 하긴 하다. ^^;;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 아니... 난 두가지 다 목표를 이루고 싶다. 배부른 소크라테스.... ㅋㅋㅋ...

조금이라도 조금 가격을 절약하기 위해 몇달전에 유로스타 표를 덜썩 질러버렸지만 그래도 비싸기는 하다. 표 한장에 대략 53유로 였나?
훗... 하지만 나중에 밝히겠지만 이건 정말 싼 가격이다.
유럽이라 유레일패스를 살수도 없고, 그런 비슷한 개념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가격이 엄청 비싸다. 여행사에 가서 가격을 알아보니 두 나라만 돌아다녀도 대략 650파운드가 넘어갔던것 같다.  그냥 기차역에 가서 그때그때 표를 사는게 훨씬 싸게 먹혔다.
하지만 겨울에 여행하다 보니 사람이 많이 없어 예약없이 표를 구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긴 하다.


몇 달 전부터 사서 두고두고 본.... (사실 프랑스만 봤다) 론리 플레닛 지중해 연안 유럽, 그리고 나침반.

난 엄청난 길치이다. 그래서 나침반은 필수이다. 그리고 론리 플래닛 책은 최신화가 비교적 빨리빨리 되기 때문에 최신 지도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정말 유익한 것은 바로 호(스)텔 정보와 맛집 정보들......
덕분에 난 한인 민박을 이용하는 경우 이외에는 저렴하면서도 시설은 정말 좋은 호스텔에 묵었으며 프랑스의 대표 음식도 먹을 수 있었다.
미식가 분들은 론리 플레닛을 사용하시라. 입이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으며 비싼 밥값은 저렴한 호스텔 값으로 충분히 보상한다. ^^


아침 9시쯤 출발한 유로스타. 대략 2시간 반 조금 넘게 걸리던것 같던데, 파리에 도착하니 시차가 한 시간이나 더 빠르다. 결론은 3시간 반이나 걸린 셈.

첫째날 가기로 한 곳은 루브르 박물관, 마들렌 교회, 콩코드 광장과, 광장에서 개선문으로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 그리고 개선문, 에펠탑 야경이다.
파리에 도착하는 유로스타의 종착역은 Gare de Nord (북역)이다. 여기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첫째날 첫번째 여정부터 계획이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무슨 일인지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이 40분 가량 가만히 정차해 있었던 것......
맞은편에 앉은 여성에게 기관사가 언제쯤 출발한다고 방송했냐고 물으니 20분 정도 걸릴것이라고 한다.(프랑스 사람 영어 전혀 못할줄 알았는데 그래도 조금 한다.)  결국은 그 2배나 시간이 걸리고서야 출발한 지하철 그리고 민박집에 도착하니 시간이 대략 1시반을 넘어 2시로 향하고 있다.

민박집 주인께 지도와 정보를 얻어 루브루 박물관으로 향한다.
아저씨께서 말해주신 출구로 나오니 바로 위풍당당한 루브루 박물관이 떡하니 나타난다.

루브르는 제일 처음 13세기에 요새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가 16세기에 왕이 거주할 목적으로 개조되어 궁전으로 쓰였으며 혁명이후로 현재의 박물관 같은 목적으로 사용되어졌다고 한다.

저기 피라밋 처럼 보이는 유리돔을 통해 박물관으로 들어간다. 저 피라밋을 건물이 3면으로 둘러싸고 있는데 각각의 이름이 있다. 리슐리에관, 데농관, 설리관. 하지만 박물관 패스가 있다면 길게 줄 설 필요가 없이 줄 선사람들의 부러움의 시선을 한 껏 느끼며 당당하게 들어가면 된다.
들어가면 공항 검색대같은 검색대를 거치는데 가방을 벗어 올려놓고, 그런 다음 카메라를 벗으려니 직원이 "가방만, 가방만" 분명한 한국어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와우~ 워낙 많은 사람을 상대하다보니 이젠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을 구분하나 보다. 이건 내가 마치 독일인, 영국인, 프랑스인을 구분하는것과 같은것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선택할 수 있다. 얼마전부터 시작한 한국어 서비스.. 하지만 이것은 이들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닌 대한항공에서 제공한 서비스이다. 언젠가는 그들의 필요에 의해서 한국어 서비스를 자발적으로 제공해주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시간도 별로 없고, 또 미술에 대해서 잘 모르기만 할 뿐만 아니라, 관심도 썩 많은 편이 아니어서 유명작품 설명을 선택했다.
오디오 가이드는 커다란 액정화면이 있는 PMP 같은 기계인데 여기서는 시대별, 종류별, 유명작품별, 박물관별 다양한 종류로 자기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선택에 따라 액정화면에서 길까지 안내해준다. (인크레더블 대한항공... 땡큐~ ^^)

그래서 제일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 밀로의 비너스...

BC 150년경 멘데레스 강 유역 안티오키아의 한 조각가가 만들었으며, 1820년 에게 해의 밀로스 섬에서 파손된 채 발견되어, 현재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오게되었다고 한다. 기원전에 저렇게 주름진 옷자락을 정교하게 표현해내다니......



그리고 비너스의 뒷모습을 본 사람 아무도 없지??  내가 오늘 최초로(?) 공개한다.

난 아무래도 파파라치 쪽으로 전향하면 크게 성공할 듯 하다. ^^;
오른쪽 제일 앞 여자분, 입을 헤~ 벌리신 표정이 이 작품을 보고 크게 감탄하신듯...



그리고 이렇게 오면 항상 인증샷 한 방 날려주는 한국인의 센스~!!! ^^

저 군복 잠바... 설마 입기야 하겠어 생각했지만, 혹시나... 정말 만에하나 혹시나 엄청 추우면 입어야지 하고 챙겨왔는데, 결국은 유럽 여행 내내 거의 입고 다녔다. ㅜ.ㅜ (알고 보니 내가 여행 다녔던 때가 한국에 유럽에 폭설오고 파리의 유로스타 마비되었다는 등의 뉴스가 뜰 정도로 심했다고 하더군)



그 다음 오디오 가이드는 시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으로 안내해준다. 가는 중간중간에 다른 작품들도 있지만 생략하고 그래도 그 중 중요한 작품 하나를 들자면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이다. 인체의 비례와 고통받는 표정을 정확히 대리석으로 조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도착한 시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 작가미상, BC 190, 대리석, 높이 328cm
에게해에 있는 사모트라케 섬에서 1863년에 출토된 이 조각상은 '사모트라케의 승리의 여신상' 혹은 '니케상'으로 불린다. 이 '니케상'은  전쟁의 승리를 직접 본 감격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하늘에서 이제 방금 땅으로 내려온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무엇보다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뱃머리에 서있어 무수한 물보라를 맞으면서 그 물에 젖은 옷을 피부에 착 감기는 듯이 표현한 것이었다.
사진이 흐릿해서 그 느낌이 나지 않아 조금 아쉽지만, 실제로 관람하던 당시 이 작품이 얼마나 정교한지 정말 그 승리의 기쁨을  시대를 초월하여 후대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정확히 전달해주고 있는 듯 하였다.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가 다음으로 안내하는 곳은 그 유명하디 유명한........... 바로 모나리자~!!!



정말 각도를 달리해서 봐도 저 시선이 날 따라올까?

글쎄... 별로 잘 모르겠다. 그냥 유명하다 보니 사람들이 지어낸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실제로 크게 유명한 작품이 아니었다고 하나, 박물관 직원이 훔친후 몇 년간 자기집에 보관하고 그 사실이 한참 후에야 밝혀지면서 전 유럽을 발칵 뒤집어 놓아 그 때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사진을 찍게해주는 박물관 측이 고맙긴 한데, 남의 나라 소중한 문화재를 마구 약탈해서 전시하는 것이니 사진 찍는 서비스는 당연히 제공되어야 되지 않나 싶다. (작품 훼손 방지를 위해 플레쉬 터트리는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똑딱이로는 작품이 잘 안찍히는데 DSLR 아니면 잘 포착해내기 힘든 작품이다)


이렇게 대략 유명한 세작품을 감상하면 오디오 가이드 "유명작품해설" 은 끝이 난다.
너무 짧게 끝난지라 너무 아쉬워 조금 더 둘러보려고 발걸음을 돌려본다.

베니스의 화가 틴토레트 작품. 이 박물관에는 작품마다 해설이 다 있는데 프랑스어로만 되어있고 절대 영어는 없다. 항상 작품을 찍으면 옆에 해설도 같이 찍는데 이거 뭐.... 내가 알 수가 있어야지....
아무래도 예수님이 성모께 왕관을 씌워 드리는 듯한 장면인 것 같다.



헤로데 딸에 의해 참수형을 당한 세례자 요한...
헤롯왕이 만찬에서 자신의 딸이 춤을 추어 손님들의 격찬을 받아내고 흥을 한 껏 돋우자, 손님들 앞에서 딸에게 무슨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한다. 그래서 딸은 평소 눈에 가시 처럼 여기던 세례자 요한(당시에 궁에 갇혀있었다)의 목을 쳐달라는 소원을 빌게 된다.
새로운 왕이 태어나는 것이 두려워 1살 미만의 아기들을 학살한 헤롯왕, 그리고 항상 입바른 소리를 한다고 눈에 가시 처럼 여겨 목숨을 빼앗는 그의 딸...  광기는 유전으로 이어진다.  부전여전이다.

 



아.. 이 그림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

영어로는 마이클, 프랑스 사람들은 미쉘, 동유럽 사람들은 미하일...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카엘 이라고 부르지......
악마와 싸워 물리치는 미카엘 대천사.
성경 요한 계시록을 보면 악마로 상징되는 용을 물리치는 장면을 묘사한 부분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주로 저렇게 칼과 창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묘사되는 천사다.  
설명을 보니 라파엘이 그렸다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유명한 라파엘인지는 모르겠다. (라파엘도 사실상 대천사 이름인데...)
유럽인들에게 회화작품으로 많이 묘사되는 두 천사가 있는데 그 중 한 천사가 천상의 군대를 이끄는.. 그리고 신께 반역하는 대천사 루시퍼를 지옥으로 떨어뜨려버린 미카엘 대천사, 다른 한 천사는 주로 마리아에게 예수님의 수태를 알려주는 것으로 묘사되는 가브리엘 대천사이다. (수태고지)
유럽을 다녀보니 특히 미카엘 천사에게 왠지 흥미를 더 가지게 만든다. 유독 이 천사와 관련된 성지나 미술작품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 천사에 대해서는 나중에 몽생미쉘(Mont Saint Michel) 기행문에서 따로 더 적어 봐야지...



이 작품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유럽을 여행다니려면 최소한 성경과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이는 것 같다.
이 작품도 책에서 읽어봤지만, 장면만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가고 센타우르스가 누굴 무엇때문에 납치하는지는 모르겠다.
(아시는분 댓글로 답변 부탁......)


그리고 오디오 가이드 유명작품 해설에는 없지만, 있어야 되는 유명한 유물이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
그것은 Richelieu관에 있는 함무라비 법전...
기원전 1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최초의 성문법(?) 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단 종이가 아닌 돌에다가 새겨놓은 성문법..
저렇게 사람 키보다 훨씬 큰 현무암 돌에 앞에서 부터...



오른편 앉아 있는 사람은 신, 왼편에 서서 무언가 받고 있는 사람은 바로 함무라비. 아무래도 신으로 부터 왕권을 받았다는 왕권의 신성함을 강조하기 위한것 같다.



돌의 뒷면까지 정말 빼곡하게 적어 놓았다.
어느 정도냐 하면 형법은 물론이고 결혼생활까지 아우르는 민법까지 세세히 있다고 한다.
지금 어렴풋이 기억나는 오디오 가이드 내용은 양자가 "당신은 나의 아버지가 아니오" 라고 말을 하면 혀를 자른다고 한다.


함부로  힘자랑 하면 못써요~ ^^
힘자랑 하다 나무에 손이 끼여 꼼짝도 못하자 사자의 밥이 되고 마는 비운의 주인공 크로톤.




이 리슐리외관 3층으로 오르면 나폴레옹 3세가 사용했다는 방들이 나온다.
정마르 으리으리하게 꾸며놓은 곳이다. 루브르가 이정도면 도대체 베르사유는 어느정도일까?



이 사람이 나폴레옹 3세일까?  정체는 알수 없다. ^^;



연회장. 이런 으리으리한 곳에 초대되는 손님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일까?
아무래도 그런 손님들에게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겠지?



방 구석구석에 수집해 놓은 보물들.. 식기들.. 생활 도구들...




가만... 난 지금 여기서 무얼 하고 있지? 지난번 영국 윈저성에서 실망하고 여기서 또 이렇게 카메라 들이대고 있잖아?
아무래도 난 화려하고 럭셔리한 곳은 취향에 맞지 않는다.




나폴레옹 3세 방을 끝으로 루브르 관람을 끝낸다. 오디오 가이드를 내어 놓는 순간 어찌나 아쉬운지... 비록 작품 몇 점 밖에 보진 못했지만 충분한 가치는 한 것 같다. (오디오가이드 대여는 6유로이다.)
간단하게 봤지만 벌써 해는 져서 어둑어둑 해진다.
아무래도 오늘 계획을 수정해야 할 듯... 바로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 에펠탑 야경으로 향해야 겠다.



가기전 루브르 인증샷 또 하나 남겨주고...... ^^


아아... 정말 다음 여행때는 사진 좀 잘 찍어주는 사람이랑 다녀야 겠다. ㅡ.ㅜ

루브르 박물관 일정은 이렇게 저물어 가는 해와 함께 끝을 낸다.
And
prev | 1 |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