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몬드 (Rich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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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11. 01]

리치몬드 공원. 
그리 유명한 공원은 아니지만 주변에 윔블던이 있고 주말에는 Car Boots Sale 이라는.. 차를 주차시킨 후 자동차 트렁크를 열어놓고 자신이 쓰던 물건을 파는  중고품 시장이 열린다길래 싼 값에 겨울옷을 구할 수 있나 싶어서 길을 나섰다.
12시 반에 나섰고, Oneday Travel Card를 끊어서 제일 빠르다는 기차까지 탔는데도 리치몬드 역에 도착하니 2시 반이 넘어간다.
런던은 서울의 2배 크기라 그냥 도시 내에서 이동해봤자 얼마나 걸리겠어? 라고 만만하게 보다가는 이렇게 낭패를 보게된다.
아무래도 윔블던코트와 중고 시장은 포기해야 할 듯..
그래서 결국 리치몬드 공원만 찾아가기로 했다.
템즈강의 상류라 강변을 따라가면 꼭 작은 지방천 같은 규모의 아름다운 템즈강변 풍경이 들어온다.



강변 주변으로는 소들이 자유롭게 방목되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따로 울타리를 만들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지나가도 유유자적 풀만 뜯는 온순한 소들...
영국은 광우병 파동으로 공식적 사망자만 165명이나 되는 나라... 아마 비공식 기록까지 포함시킨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치매나, 사망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겠지...
그 때 이후 소란 소들은 모두 도살 처분했으니, 여기 소들은 모두 수입된 소들의 후손이라고 봐야하나??



가는길에 결혼식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모여있고, 와인잔을 들며 기분좋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중에 한 커플이 나를 불러 세우고 사진 한 장 찍어달래는데.......

그냥 사진기 메고 가고 있으니 호기심 삼아 찍어달라 그랬는가 보다.
그래서 메일 주소 적어주면 파일로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고맙다면서 한 장 더 찍어달라네...
그리고 본격적으로 포즈를 잡는다.


신사의 나라라지만 점잖 뺄때와 즐길때를 구별할 줄 아는 영국인 들이다.

그리고 나중에 메일 답장이 왔는데 Worcestershire 주의 Malvern으로 꼭 오라는 답례까지 잊지 않는다..
Lovely 한 장소라면서...( 거기가면 나 애인 만들어 주는거야?? ^^;;)




그리고 들어선 리치몬드 공원...
예전 찰스 2세의 사냥을 위해 이곳에 사슴들을 풀어놓았는데 덕분에 도심 한 복판에서 꼭 아프리카 사파리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저기 보이는 자동차만 아니면 정말 이곳이 대도시인가 라고 느낄 수 없을 정도....






어이 이봐... 사순이 쟁탈전은 멀리가서 해..
이것들이 남의 가슴에 염장지르고 있어... -_-;





밤비 같은아기사슴도 있다.


어릴적 읽은 동화 "아기사슴 밤비" 는 너무 오래되어 내용은 기억이 온데간데 없고 제목만 떠오른다..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사슴들을 뒤로 한 채
공놀이를 하고 있는 저 아이는 과연 이런 환경에서 가족들과 함께 뛰어 논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있을까?



단점이라면 다만 사슴밖에 없어 좀 쉽게 지루해질 수 있다는거...
그리고 자전거나 자동차가 없다면 나처럼 오후 늦게 도착한 사람들에겐 한 바퀴 둘러볼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매우 큰 공원이라는 것..




잠깐 왔다갔다 한 것 뿐인데 무지 피곤하고 배고파 진다.
그래서 리치몬드 시내 피자가게에서 한 판 시켜서 피자로 허기를 채운다.


까르보나? 까르나보? 이름도 가물가물 기억이 안난다. 
우라나라랑 다른점은 도우가 매우 얇아서 한 사람이 충분히 한 판 정도는 먹을 수 있다는 것... (물론 이곳 피자헛 가게도 크게는 팔겠지만 중.소 피자가게에서 만드는 그들 나름대로의 특색있는 피자가 더 인기 있는것 같다.)
물가가 비싼 영국이지만 마실것(맥주, 콜라 등)만 안 시키면 꽤 괜찮은 먹거리도 대체로 10파운드 이내에서 다 해결할 수 있다.
흐흐.. 피자 먹으면서 물만 마시고 그냥 넘기기는 처음인것 같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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